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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미래기술

생각이 곧 목소리가 되는 시대: 말하는 BCI

장산brain 2026. 5. 4. 23:44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생각을 전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통로가 막히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Speech BCI(말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잃어버린 의사소통을 되찾게 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25년에 소개한 연구에서는, 뇌 신호를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음성으로 바꾸는 시스템이 구현됐고, 일부 조건에서는 분당 90단어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Researchers connect Ann's brain implant to the voice synthesizer computer. (UC Berkeley Engineering)

말하는 BCI는 어떤 기술인가

말하는 BCI(Speech Brain-Computer Interface)는 사람이 입이나 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말을 하려는 순간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어 컴퓨터가 이를 문장이나 음성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보통 말은 뇌가 먼저 말을 계획하고, 그 신호가 입·혀·성대로 전달되면서 소리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말하는 BCI는 그 마지막 근육 움직임 단계까지 기다리지 않고, 말을 만들기 직전의 뇌 신호를 직접 해석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NIH가 소개한 2025년 연구에서는 연구진이 말과 관련된 뇌 영역에 전극을 심고, 참가자가 문장을 '소리 없이 말하려고 시도'할 때의 신호를 딥러닝으로 해석해 음성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어디까지 왔나: 속도와 자연스러움의 변화

이 분야의 큰 진전은 정확도 못지않은 '속도'에 있다. Littlejohn 등(2025)의 연구에서 시스템은 80밀리초 단위로 신호를 처리했고, 1,000개 이상의 단어를 포함한 큰 어휘 집합에서는 분당 47.5단어, 단순 어휘 집합에서는 분당 90.9단어까지 도달했다. 또한 음성 합성은 80밀리초 미만 지연으로 이뤄진 비율이 99%를 넘었고, 연구진은 참가자의 뇌 신호를 참가자 본인의 예전 음성 녹음과 연결해 더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했다.

이전 연구들과 비교하면 발전 폭이 더 분명해진다. Willett 등(2023)은 대규모 어휘를 바탕으로 보다 자유로운 문장을 해독하는 고성능 speech neuroprosthesis(음성 신경보정술)를 보고했고, Metzger 등(2023)은 텍스트와 음성뿐 아니라 얼굴 아바타 제어까지 포함한 방식으로 '몸을 가진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연구들은 실제 대화에 가까운 실시간 음성 흐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사례로 볼 수 있다.

 

왜 이 기술이 특별한가

이 기술이 특별한 이유는 말하는 BCI가 생각을 문자로 옮기는 것을 넘어, 사람의 목소리와 대화의 리듬을 되찾게 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NIH는 이 기술이 심한 마비로 말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자연스러운 대화에 참여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BCI가 '의사 전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최근의 말하는 BCI는 '대화의 회복'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아직 남아 있는 과제

물론 지금 당장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현재까지의 대표 연구들은 소수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고난도 임상 연구이고, 뇌에 전극을 심는 침습적 방식이 필요하다. 또 실제 일상 대화에서는 감정, 억양, 속도, 상황 맥락까지 함께 반영되어야 더 자연스럽다. 앞으로는 목소리의 높낮이, 감정 표현, 더 많은 사람에게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생각만으로 말한다는 것이 이제 더이상 공상과학이 아니지만, 일상 기술이 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 

 

결론 : 말하는 BCI는 기술이 아니라 연결의 회복을 향한다

말하는 BCI의 핵심은 화려한 기술 시연이 아니다. 이 기술의 본질은 말을 잃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생각을 자기 목소리에 가까운 형태로 전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최근 연구들은 이제 뇌 신호를 텍스트로 바꾸는 수준을 넘어, 더 빠르고 더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은 소수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말하는 BCI는 단지 뇌를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끊어진 인간의 소통을 다시 이어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참고 문헌

  • Card, N. S., Wairagkar, M., Iacobacci, C., et al. (2024). An accurate and rapidly calibrating speech neuroprosthesis.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91(7), 609–618.
  • Littlejohn, K. T., Cho, C. J., Liu, J. R., et al. (2025). A streaming brain-to-voice neuroprosthesis to restore naturalistic communication. Nature Neuroscience, 28(4), 902–912.
  • Metzger, S. L., Littlejohn, K. T., Silva, A. B., et al. (2023). A high-performance neuroprosthesis for speech decoding and avatar control. Nature, 620(7976), 1037–1046.
  • Willett, F. R., Kunz, E. M., Fan, C., et al. (2023). A high-performance speech neuroprosthesis. Nature, 620(7976), 1031–1036.
  • NIH. (2025, April 29). Brain-computer interface restores natural speech after paralysis. (링크)